"재입대하는 꿈까지 꿔" '진짜 사나이' 박형식의 성장기
[이준목 기자]
"요즘 제가 꽂힌 게, 가슴이 뜨거워지는게 너무 좋더라. 황광희 형이 예능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 임시완 형이 칸 영화제에 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더라. '야, 박형식 너는 못해?' 그런 마음도 들었다. 나도 파이팅하면서 해야지라는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 '제국의 아이들' 멤버들이 잘될수록 저도 더 행복해지는 마음이 있다."
풋풋했던 '제국의 막내'에서, 이제는 당당한 주연 배우이자 '진짜 사나이'가 된 박형식의 성장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4월 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배우 박형식이 출연했다.
박형식이 최근 단독 주연을 맡은 SBS 드라마 <보물섬>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박형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기억까지 뺏긴 끝에 복수극에 나서는 주인공 서동주 역을 맡아 '박형식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기존의 순수한 소년 이미지를 벗고 강렬한 연기 변신으로 호평을 받았다.
대선배인 허준호는 "남자가 되어서 나타난 박형식을 보고 제가 NG를 낼 정도였다. 강해져 있더라. 촬영 때 형식이에게 안 지려고 노력했다"며 우회적으로 박형식의 연기를 칭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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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퀴즈 박형식 |
ⓒ tvN |
널리 알려진 대로 박형식 커리어의 시작은 아이돌 보이그룹 '제국의 아이들(제아)'이다. 2010년 제아의 풋풋한 막내로 데뷔했던 박형식은 어느덧 벌써 16년차 베테랑급 연예인이 됐다.
박형식은 처음부터 특별히 가수의 길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릴 때부터 노래를 무척 좋아했던 소년이었다. 만 13살부터 변성기가 오기 시작하자 목소리를 지키기 위하여 일부러 묵언수행까지 하며 노력하기도 했다고. 학창 시절에는 밴드부 활동을 통해 청소년 축제에 나가 수상까지 차지했고, 이를 계기로 연예 기획사로부터 캐스팅 명함을 받으면서 연예계와 첫 인연을 맺게 된다.
약 3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거쳐 박형식은 스무살의 나이에 보이 댄스그룹 제아의 '마젤토브(Mazeltov)'로 마침내 데뷔하게 된다. "본래 발라드 가수를 꿈꿨는데, 제가 '프라이데이 쌔러데이 썬데이(박형식의 전담 파트 가사)'를 하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기계음이 많은 데뷔곡을 부르면서 제가 춤을 추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회상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박형식은 제아 활동 시절의 고생담을 회상했다. 무려 9명이나 되는 멤버들은 카니발 차량 한대에 모두 탑승하여 이동하며 빡빡한 스케쥴을 소화해야 했다. 특히 막내였던 박형식은 김동준과 함께 차량 내에서도 가장 불편한 자리에 앉아서 차가 들썩일 때마다 덩달아 헤드뱅잉을 하면서 이동해야했다고. 숙소에서도 화장실이 단 하나뿐인 불편한 환경에서 형들보다 두 시간 일찍 일어나서 먼저 씻고 형들을 챙기는 수고까지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박형식은 그럼에도 제아 활동 시절을 혼자라고 생각하던 나를 꺼내준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했다. 박형식은 처음 캐스팅되어 들어갔던 연예기획사에서 오디션을 거쳐 들어온 다른 연습생들에게 시기와 견제의 대상이 되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연습생들이 저를 멀리하더라. 그들은 보기에는 제가 낙하산처럼 보였을 수 있다. 저는 연습생 생활은 다 그런건줄 알았다. 서로 경쟁하고 편가르고 왕따를 시키는 것들. 그 속에서 제가 할 있었던건 '나 혼자만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혼자 열심히 연습하는 것 뿐이었다."
아이돌로 데뷔하고 나서도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박형식은 "데뷔만 하면 꽃길이 열리는 줄 알았다. 오히려 데뷔를 하니까 정글같은 현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러다가 안되겠다는 위기감, 절실함이 들었다. 그래서 회사에 카메오든 단역이든 뭐라도 할테니 시켜 달라고 부탁했다"고 절실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박형식의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첫 작품은 노래도 연기도 아닌, 군대 체험 예능 <진짜 사나이>였다. 여기서 박형식은 어리숙하지만 순수하고 성실한 '아기 병사' 캐릭터로 화제가 되며 당시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그의 이름이 오를 만큼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
"회사에서 이거 해볼래, 저거 해볼래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군대 갈래?'라고 하더라"고 당혹스러웠던 순간을 회상하며 "<진짜 사나이>는 매달 촬영 때마다 해당 부대에서 가장 힘든 훈련만 받는 일정이다. 너무 힘들어서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옷도 못 갈아 입고 누워서 기절할 정도였다. 제가 1년 넘게 하면서 상병까지 달고 하차했는데, 나중에는 재입대하는 꿈까지 꾸게 되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비로소 조금씩 대중의 주목을 받게된 박형식은 이후 연기자로 변신하며 <상속자들>의 조명수, 가족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의 차달봉, <힘쎈여자 도봉순>의 안민혁 등 인상적인 캐릭터들을 거치며 차츰 흥행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로 성장한다.
아이돌 출신에서 배우로 자리잡기까지
아이돌 출신에서 배우로 자리잡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박형식은 "제가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워나가다 보니 부족한 게 많았다"고 돌아보며 "<가족끼리 왜 이래>를 촬영할 때는 선배님들에게 혼이 나면서 연기를 배웠다. 양희경 선배님은 이 대사를 하는 이유와 의미, 대사의 고저 장단 등을 디테일하게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밝혔다. 그러한 인내와 수련의 과정, 주변의 도움과 가르침이 쌓이면서 지금의 배우 박형식이 완성될 수 있었던 것.
최근 방영중인 <보물섬>은 박형식에게 첫 원톱 주연작이자, 소년 이미지를 벗어난 '남자'로 강렬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작품이다. "저는 어릴 때부터 '너 재능없어' 이런 말을 들면 귀가 빨개지고 손이 덜덜 떨렸다. 그럼에도 잘하고 싶은 거다"라면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보물섬>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나의 한계에 도전했던 작품이다. 저는 요령같은 건 잘 모른다. 내가 잘하려면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 남들이 3시간 연습하면 나는 6시간 연습해야 한다는 식으로 무식하게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다는 마음이었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된 박형식은 " 이제는 조금은 여유도 생긴 것 같고, 스스로를 더 챙길줄알게 된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제아 멤버들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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