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시장, '대구'보다 '대선'?···대형 사업 벌여놓고 3년도 안 돼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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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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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전 대통령 불명예 퇴진으로 조기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미 시장직 사퇴 수순을 밟으며 여권 잠룡들 가운데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인데요,

홍 시장의 중도 사퇴는 경남도지사와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을 포함해 이번이 3번째로, 자신의 대권 도전을 위해 취임 3년도 안 돼 시장직을 내려놓는 모습에 비판이 거셉니다.

보도에 박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권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었습니다.

홍 시장은 산격 청사에서 열린 간부 회의에서 4월 11일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대구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대구시 주요 정책 사업들도 잘 마무리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주에 퇴임 절차를 밟은 뒤 다음 주 월요일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입 수능 시험 2차례 실시, 헌법재판소 페지 같은 사실상 대선 공약도 제시했습니다.

떠나는 홍 시장은 마지막 꿈을 향해 즐거운 마음으로 상경한다고 말했지만, 지역에 남은 이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홍 시장이 사퇴하면, 대구시는 2026년 6월 3일 치러질 예정인 차기 지방선거까지 무려 14개월가량 김정기 행정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됩니다.

시장이 1년 이상 자리를 비우는 시정 공백기에 새 정부와의 협력 관계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대구시의 대규모 현안 사업에 동력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대구경북 행정 통합과 안동댐 물을 끌어오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은 답보 상태이고,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사업비의 공자 기금 조달, 도심 군부대 이전에 따른 도심 개발 등도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선출직 공직자가 자신의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물러난다고 한다면 어떻게 유권자가 그런 사람을 믿을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자신이 말한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죠"

홍 시장이 대구보다는 대권을 향한 욕망이 컸다는 거센 비판도 나옵니다.

홍 시장은 지난 2017년 경남도지사 때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도지사직을 사퇴했고, 어차피 대구시장도 4년만 할 생각이었다며 대권의 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온 게 사실입니다.

대구의 4개 야당과 시민사회 단체는 홍 시장이 자신의 대권 야욕을 이루기 위해 대구를 권력 놀음의 도구로 삼은 거 아니냐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강금수 사무처장 대구참여연대▶
"경남도에 50년 먹거리를 창출하겠다고 큰소리치고 많은 것을 저질러 놓았지만 아무것도 성과를 못 내고 중도에 그만뒀고, 지금 대구 시장으로 와서도 똑같은 행태를 보였습니다. 자신의 권력욕에 대구 시정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죠."

홍 시장은 지난 2022년 6월 1일 대구시장에 취임한 지 채 3년도 안 된 2년 11개월여 만에 퇴임합니다.

시정 최고 책임자의 중도 사퇴는 정책 단절과 행정 공백으로 이어지는 만큼 그 피해는 시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영상 제공 대구시정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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